天 에세이 · 근본의 자리
AI는 사유하는가, 계산하는가
노에마와 성(性)의 차이
기계가 답을 내놓는 시대에 우리는 ‘생각’이라는 말을 너무 쉽게 쓴다. 후설의 노에마(noēma)는 의식이 향하는 대상의 의미였고, 삼일신고의 성(性)은 사람이 타고난 참된 본성이었다. 계산이 노에마를 흉내 낼 수 있다 해도, 성을 꿰뚫는 일은 다른 층위에 있다.
표면은 늘 쪼개진 채 도착한다. 속보로, 분과로, 진영으로. 그러나 天符經하늘의 이치를 새긴 여든한 자의 경 은 정반대를 가리킨다.
析三極無盡本
셋으로 나누어도 그 근본은 다하지 않는다.
여든한 글자는 이렇게 흐른다.
一始無始一 析三極無盡本 天一一地一二人一三 一積十鉅無匱化三 天二三地二三人二三 大三合六生七八九運 三四成環五七一 妙衍萬往萬來用變 不動本本心本太陽昂明 人中天地一 一終無終一
하나에서 비롯되되 그 하나는 시작이 없다(一始無始一).1 하늘과 땅과 사람은 한 뿌리에서 갈라진 세 갈래이며(天一一地一二人一三), 그 셋이 다시 모여 여섯을 이루고 일곱과 여덟과 아홉으로 운행한다(大三合六生七八九運). 쪼갬은 근본을 소진시키지 않는다. 쪼갤수록 근본은 오히려 또렷해진다.
여기서 性通본성을 꿰뚫음 은 멈춤이 아니라 막힌 자리를 뚫고 나가는 일을 뜻한다. 묘하게 펼쳐져 만 번 가고 만 번 오되(妙衍萬往萬來), 그 씀은 변하여도 근본은 움직이지 않는다(用變不動本).2
하나는 끝나되 끝이 없다(一終無終一). 이 글 또한 답이 아니라, 당신에게서 다시 시작될 물음으로 닫는다.